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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녀 이야기(6월 15일 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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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리안 타임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21회 작성일 05-06-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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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하게 얻은 아들이 액운 없이 잘 자라라고 길바닥에 밟히는 하찮은 ‘개똥’이라 부르는 수가 있었다. 약에 쓰려니 그 흔하던 것도 구할 수가 없다던 것이 또 ‘개똥’이다. 한 여름 밤의 어둠속에 열을 내지 않으면서도 빛을 내어 깜빡이는, 지금은 공해로 거의 사라지다시피하여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개똥벌레이다. 뜻밖에도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일어난 사건으로 인터넷을 타고 초여름의 때 이른 무더위와 함께 전국을 달구었던 것이 ‘개똥녀’ 이야기다.

      내용인즉, 한 아가씨가 애완견을 안고 지하철을 탔는데 견공이 그만 실내에 설사를 했다한다. 당황했을 아가씨는 견공의 엉덩이만 닦고 바닥의 냄새나는 배설물은 치우지 않았고 이를 나무라는 주변 사람들에게 오히려 욕설을 퍼붓고는 다음 역에서 그냥 내렸다는데, 누가 그 발칙한 인물을 찍어 인터넷에 실었고 이를 본 네티즌들이 분개하여 삽시간에 소문을 내면서 붙인 이름이 바로 '개똥녀' 사건이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살피며, 어려움을 견디기에는 훈련이 덜 된 경우가 많다. 이웃과의 불편, 대인관계의 미숙, 친구나 이성에 대한 성급한 판단 등으로 고립되기 쉽고, 스스로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기보다 아무도 나를 찾아주지 않아 세상이 야속하기만 한 그런 사람들도 늘고 있다. 버릇없기는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반성하고 고마워하면 될 꾸지람에 분개하고 저항하는 것을 자주 본다. 실내에서 담배 피는 사람은 줄었지만 휴대폰 공해는 도를 넘었다. 지하철 내의 무례는 잡상인의 판매, 구걸, 광고물 배포, 지나친 애정표현, 취객의 소란 등, 지치고 짜증나게 만든다. 셋이 앉을 자리를 저 혼자 아니면 둘이서 차지하고 모르는체한다.

    인터넷은 편리하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지만 위험하기도 하다. 누가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올려버리자 사실 여부를 판단하지도 않고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모두들 ‘몰상식하고 괘씸한’ 그 인간을 성토하는데 열중하여 사진에 얼굴이 분명하게 드러나 전국적인 망신을 당한 것이다. 뒤늦게 일부 사람들이 ‘개똥녀’의 프라이버시 보호문제를 거론하였지만 그녀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고난 후다.

    정보기술시대에 살면서 정보를 만들거나 제공하고 또 이를 이용하는 정보시스템과 관련된 윤리문제로 학자들은 PAPA 모형을 제시한다. ①사생활(Privacy) 보호, ②정확한 정보(Accuracy)제공, ③지적재산권(Property) 보호, ④정보의 접근권(Accessability) 등을 중시하고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똥녀 사건은 궁금한 그 소식을 차단 없이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접근권은 충족한 셈이지만 정보는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고 얼굴이 보이는 사진을 공개하여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인터넷에는 우리의 사생활 정보가 너무 노출되어 있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법을 제정하고 감독하기는 하지만 일일이 다 감시할 수는 없을 것이고 스팸메일과 음란물, 불법복사에다 바이러스와 해킹까지 판을 쳐서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너무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제 잠시도 중단되어서는 살 수 없는 20세기 최대의 작품이자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이 그 역기능 때문에 폐쇄되거나 방치해서야 되겠는가? 실세계인 지구를 살리자 하듯이 가상공간 인터넷도 살려야 할 것이다.  ꎫ

조기조(曺基祚, Kijo Cho) 교수, 유타코리안 뉴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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